[영화리뷰] 끝없는 설원 위의 복수와 생존 ― <레버넌트(The Revenant, 2015)>

한 문장 요약: <레버넌트>는 사냥꾼 휴 글래스가 혹독한 자연과 인간의 배신을 뚫고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서사로, 원초적 생존과 인간 본성을 압도적 영상미로 담아낸 영화다.

🌨️ 세계관과 상징

<레버넌트>는 1820년대 북미 대륙, 미개척지의 설원과 원시림을 배경으로 한다. 눈과 얼음, 거친 자연은 **인간의 무력함과 생존 본능**을 극적으로 드러내며, 휴 글래스의 여정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자연 속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 여정이다. 곰의 습격 장면은 인간과 자연의 힘의 차이를 압도적으로 보여주며, 불과 물, 피와 눈은 끊임없이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한다.

📖 줄거리 (상세, 스포일러 포함)

모피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원정대와 함께 설원을 탐험하던 중, 아리카라 부족의 공격을 받아 후퇴한다. 그는 아들 호크와 함께 간신히 살아남지만, 곧 산속에서 곰의 습격을 받는다. 처참하게 상처 입은 글래스는 더 이상 동료들에게 짐만 되는 존재가 된다.

원정대 대원 피츠제럴드(톰 하디)는 글래스를 죽이고 아들 호크까지 살해한 뒤, 동료를 속이고 도망친다. 눈앞에서 아들을 잃은 글래스는 죽음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그는 피투성이 몸을 끌고 얼어붙은 강과 숲, 설원을 가로지르며 생존을 이어간다. 죽은 동물의 시체 속에 몸을 숨겨 추위를 견디고, 자연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긴 고난의 여정 끝에 글래스는 피츠제럴드를 추적해 마침내 마주한다. 두 사람은 눈 덮인 강가에서 처절한 결투를 벌이고, 글래스는 피츠제럴드를 죽이지 않고 아리카라 부족에게 넘긴다. 피츠제럴드는 부족에게 살해되고, 글래스는 얼어붙은 대지 위에 홀로 남는다. 영화는 그가 죽은 아내의 환영을 본 뒤, 카메라를 향해 고통과 허무, 그리고 생존의 무게가 뒤섞인 표정을 짓는 장면으로 끝난다.

🎬 감독과 제작 배경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했으며, 실제 모피 사냥꾼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디카프리오는 실제 혹독한 환경에서 촬영하며 생고기 섭취, 차가운 강물 속 장면 등을 직접 소화해 화제가 되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마침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촬영은 자연광만을 사용해 진행되었으며,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즈키는 설원과 자연의 장엄함을 압도적으로 담아내며 아카데미 촬영상까지 거머쥐었다.

🌱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

<레버넌트>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생존과 죽음의 서사다. 글래스는 아들을 잃은 복수심으로 여정을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결국 그는 적을 죽이지 않고 원주민에게 넘기며, 복수조차도 인간의 힘으로 온전히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영화는 “생존 그 자체가 곧 복수이자 구원”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 좋았던 점 & 👎 아쉬운 점

좋았던 점

  • 자연광 촬영으로 담아낸 압도적 영상미.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처절하고 몰입도 높은 연기.
  • 극한의 생존기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연출.
  • 폭력과 자연, 인간성의 주제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메시지.

아쉬운 점

  • 2시간 3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느린 전개로 호불호가 갈림.
  • 극한 생존 장면이 일부 관객에겐 지나치게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음.
  • 스토리가 단순해 영상미와 배우의 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평가.

⭐ 총평

<레버넌트>는 눈 덮인 대지 위에서 인간의 생존과 복수를 압도적인 스케일로 담아낸 걸작이다. 처절한 고통과 집념을 온몸으로 연기한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로 마침내 오스카를 거머쥐었고, 영화는 자연과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남겼다. 거칠고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평점: ★★★★☆ (4.5/5)

이 리뷰는 개인적 감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