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전화 한 통이 바꿔놓은 두 여성의 운명 ― <콜(The Call, 2020)>

한 문장 요약: <콜>은 한 집에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전화로 만난 두 여성이 우정과 집착, 광기로 뒤엉키며 비극적 운명으로 치닫는 한국형 스릴러다.

☎️ 세계관과 상징

<콜>은 하나의 집, 하나의 전화선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설정을 구축한다. 전화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운명을 조종하고 현실을 변형하는 초월적 장치**다. 영화의 공간은 일상적인 가정집이지만, 시간과 인물이 얽히며 곧 폐쇄적이면서도 무한히 확장되는 심리적 전장으로 변한다. 이는 인간의 욕망과 공포가 만들어내는 불안정한 세계를 상징한다.

📖 줄거리 (상세, 스포일러 포함)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오래된 집으로 돌아온 서연(박신혜)은 우연히 집 안의 낡은 전화기를 발견한다. 어느 날 그 전화로 낯선 여성 영숙(전종서)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놀랍게도 영숙은 20년 전 같은 집에 살던 인물이었고, 두 사람은 시간의 벽을 넘어 교류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며 친구가 되지만, 영숙이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인물임이 드러나면서 균열이 시작된다. 서연은 영숙에게 도움을 청해 아버지의 죽음을 막고 과거의 비극을 바꾼다. 하지만 동시에, 영숙은 점점 자신의 힘에 도취해 잔혹한 본성을 드러낸다.

과거에서 살인을 저지른 영숙은 미래를 뒤바꾸며 점점 더 위험한 존재가 된다. 현재의 서연은 영숙이 바꾼 현실 속에서 고통받고, 결국 그녀와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인다. 결말부에서 서연은 과거의 영숙을 제압해 위기를 벗어난 듯 보인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쿠키 장면에서는 **영숙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암시**하며, 공포는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감독과 제작 배경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멕시코 영화 <더 콜링(The Caller, 2011)>을 모티브로 하여 한국적 색채로 재해석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으며, 특히 전종서의 광기 어린 연기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정된 공간과 소품(전화기)을 활용해 극도의 긴장감을 만들어낸 연출은 데뷔작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스릴러 장르의 저력을 세계에 다시금 각인시킨 작품이다.

🌱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

<콜>은 단순한 공포 스릴러가 아니라, **관계와 욕망의 뒤틀림**을 보여준다. 서연과 영숙의 관계는 우정에서 의존, 그리고 지배와 파괴로 변질된다. 영화는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그 대가는 예측 불가능한 공포라는 답을 내놓는다. 결국 영화가 말하는 것은, 과거를 바꾸려는 욕망이 현재와 미래를 위협한다는 경고다.

👍 좋았던 점 & 👎 아쉬운 점

좋았던 점

  • 전화라는 제한적 장치를 활용한 강렬한 스릴러 연출.
  • 전종서의 폭발적인 연기와 광기의 캐릭터 구축.
  • 시간 교차 편집과 플롯 전환의 긴장감.
  • 폐쇄적 공간을 활용한 밀도 높은 심리극.

아쉬운 점

  • 후반부 과도한 반전으로 다소 산만해질 수 있음.
  • 결말과 쿠키 영상이 명확하지 않아 해석이 분분함.
  • 과거와 현재의 규칙이 일관성 부족하다는 지적.

⭐ 총평

<콜>은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단순한 납치극이나 연쇄 살인물이 아닌, **시간과 인간관계의 뒤틀림**을 통해 독창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특히 전종서의 연기는 작품을 단순 스릴러에서 걸작 반열로 끌어올린 요소로 평가된다. 결말의 여운은 관객으로 하여금 오랫동안 영화 속 세계를 곱씹게 만든다.

평점: ★★★★☆ (4.4/5)

이 리뷰는 개인적 감상임